(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6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한 우리은행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수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3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감원장과 17개 국내 은행장과의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부원장보는 우리은행의 직원 횡령 사태와 관련해 "우리은행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왜 일어났는지, 사전에 그걸 막을 방법은 없었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그게 파악이 된 다음 제도적으로 개선할 부분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 통제 실태를 긴급하게 점검하도록 했다"며 "점검한 결과를 기초로 해서,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가 끝나고 나면 전체적으로 참고해서 제도 개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우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는 차장급 직원 A씨가 2012년부터 6년간 614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알려졌다.
A씨가 빼돌린 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이 채권단에 지급한 계약보증금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의 수시검사 상황에 대해서는 "영업일 기준 3일째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이고,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언제 종료될지를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하면서도 횡령 사실을 잡아내지 못한 데 대한 '금감원 책임론'도 제기됐다.
정은보 금감원장은 이날 간담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라도 책임이 있는 경우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이 부원장보는 "정확한 사실관계가 규명된 뒤 금감원의 검사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 내부회계 책임자였던 이원덕 우리은행장에 대한 직접 검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시점에서는 언급이 적절치 않다"면서도 "검사 과정에서 직접적인 관련성, 책임 여부 등도 당연히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